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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건강

마음 속 구멍

by Gabriel book 2024.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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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 보면 생활 속에, 마음속에 생각지도 못한 구멍이 뻥뚫려 순간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질병이기도 하고,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나 타인과의 갈등, 혹은 사업 실패이기도 합니다. 구멍의 크기와 깊이도 다양합니다. 그 구멍을 메우는 일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구멍이 뚫리기 전까지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인생에 난 구멍을 통해 발견하는 일은 더 중요합니다.

 

  저는 쉰 살이 되던 해에  '우울증'이라는 구멍이 생겼습니다. 이 병의 고통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모를 겁니다. 많은 일을 맡게 되면서 과로로 인한 후유증으로 시작된 듯한데, 자신감을 잃고 죽음까지 생각했습니다. 신앙생활 30년에 수도생활을 20년이나 했는데 말입니다. 입원도 하고 약물치료도 받았지만  2년 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때 한 의사 선생님이 "이 병은 신앙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하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실제로 이 구멍이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많은 것들을 구멍이 뚫림으로써 알게 되었습니다. 이 병을 앓음으로써 이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졌으며, 다른 사람들의 연약함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병으로 고통 받는 다른 사람들에게 "여러분의 인생에 생긴 그 구멍을 통해 보이는 것이 있을 거예요" 하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깊고 어두운 우물 바닥에는 한낮에도 우물 바로 위의 별빛이 비친다고 합니다. 우물이 깊으면 깊을수록, 안이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별빛은 선명하게 비칩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겁니다.

 
 
 

당신이선자리에서꽃을피우세요(와타나베가즈코/홍성민옮김/작은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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