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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건강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삶

by Gabriel book 2024.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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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해서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신경림님의 시-
 
  존 파울즈는 자신의 책<나무>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무는 우리보다 훨씬 더 사회적인 존재다.' 나무는 고립되어 있지 않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로 얽혀 공존한다고 한다. 네트워크를 형성한 나무들은 호르몬, 알코올이나 산화질소와 같은 휘발성 물질을 발산해 의사소통을 한다고 한다. 나무에 벌레가 침투하면 옆에 있는 나무도 똑같은 물질을 만들어 서로 보호막을 형성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종종 너무 간격이 빡빡하게 심긴 나무들이 서로 과한 경쟁을 하며 위로 뻗어 올라가는 듯 보일 때가 있는데, 표면적 모습과 달리 의외의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자작나무와 서양 전나무가 땅 속에서 아주 가는 실처럼 생긴 균류의 뿌리를 통해 자원을 서로 나눠준다는 사실이 밝혀진 적이 있다. 서로 경쟁하는 듯 보이다가도 서로 돕고 조화를 이루며 생존한다.

  이 세상을 혼자서만 살아갈 수 없고, 평생 경쟁만 하며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삶과 어쩌면 이렇게도 닮아 있을까. 우리는 '내 것'만을 고집하며 살아갈 때 다른 이에겐 상처를  주고 불편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하다가도 결국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생태계 속에서, 우리는 언제든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내어주는 것이다.

  오직 내것만을 챙기고, 상대를 배려해주거나 함께 행복할 방법을 찾지 않는건 결국 훗날 모든 나무에 피해를 주는, 그래서 제거해야 할 나쁜 나무가 되는 것과 같다. 나만을 생각하는 마음과 행동은 나 자신을 고립시키고, 점점 외로운 삶으로 만들것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양원근지음/정민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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