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있어서 가장 명료하고 차가운 진실 중 하나, 바로 인생은 혼자라는 점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겠지만 평균을 내어 바라보면 인간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혼자 있는 시간도 많아진다. 아이일 땐 부모를 비롯한 어른이 주변에 있어야만 하기에 주변에 사람이 많을 수 밖에 없고, 청소년기에도 많든 적든 학급 구성원들과 함께할 기회가 있다. 하지만 노년에 이르러서는 더없이 고독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에 슬기롭게 대비해야 한다. 외로움에 지지 않으려면 혼자 있을 때 뭘 하면 행복한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어쩌면 젊은 시절은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생각하고 연습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혼자 있을때 산책을 하면 행복감을 느끼고 격렬한 운동을 하면 행복해지는 사람도 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무해한 공상을 하는 것도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일 때의 공허함을 오직 사람을 통해서만 채우려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그다지 건강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돈도 많이 들어가고 시간과 정성, 체력도 많이 소비된다. 또한 모든 것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이기에 요행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냉혹하게 말하자면 수많은 인간의 불행은 혼자 있을 수 없기에 발생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도한 관계 의존은 일종의 질병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고독으로부터 두 가지 이점을 얻는다. 첫째는 자기 자신과 함께할 기회를 얻는다는 점, 둘째로는 남과 함께하지 않을 기회를 얻는다는 점이다. 건강함과 밝음이 있는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을 고난의 시간으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나 자신과의 설레고 즐거운 데이트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차피 끝을 향해 달릴수록 혼자가 되어가는 삶, 과연 이 삶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정답은 이미 너무도 명료하게 드러났다.
쇼펜하우어 인생수업(쇼펜하우어지음/김지민엮음/HIGH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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